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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춘기를 위한 짧은 소설 쓰기 수업 (소설가가 알려주는 소설 쓰기 노하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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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Malissa 작성일25-03-23 03:03 조회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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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소설쓰기수업 지난 9월 열줄소설 공모전에서 떨어졌다. 수상작들을 보면 감탄이 나오는 걸작도 있지만 결과에 승복... 열줄 소설 쓰기 수업을 자평하자면 유의미했으나 ​ 두 가지의 문제점이 발견되었다.​열 줄은 초보자에게 너무 짧음대부분 주인공의 좌절과 패배를 묘사함​​ 1.은 해결하기 쉽다.​ 형식 제한을 해제하고, 그래도 짧게 쓰라고 하면 된다. 작품 속 시간의 흐름도 3~5분으로 유지했다. 고조된 갈등을 긴장감 있게 묘사하기 위해서다.​ 2. 다들 주인공이 허무하게 좌절하거나 속수무책으로 패배하는 소설을 썼다는 게 문제다.​ 원인은 명확하다.​ 브레인스토밍 과정에서 주인공의 이름을 특정 학생의 이름으로 통일시켰기 때문이다.​ 주인공의 이름이 친구의 이름과 같으면 아이들은 신나게 낄낄대면서 주인공에게 큰 갈등을 부여한다.​ 그런데 친구의 이름을 가진 주인공의 좌절과 패배라는 코드는 소설쓰기수업 중딩에겐 너무나 자극적인 콘텐츠였기 때문에...​ 주인공의 일방적인 실패를 다룬 작품이 대부분이었다.​​​[9국05-03] 갈등의 진행과 해결 과정에 유의하며 작품을 감상한다. 윗글에서 보면 알 수 있듯이 나는 소설... 그런데 윗글에서도 이야기했듯이 소설 재미의 본질은 자아와 세계의 대결이다. 대결은 팽팽하게 균형이 맞을 때에 재미가 있다.​​ 그래서 반드시 주인공은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세계의 압력에 죽자사자 맞서싸워야 한다.​ 결말에서 주인공이 결국 쓰러지더라도 위기와 절정에서는 기를 쓰고 뛰어다녀야 한다.​ 그런데 친구 이름을 주인공으로 했더니 주인공이 전부 맥아리 없이 당하기만 했다.​ 주인공이 세계의 압력(갈등)에 맞서서 맹렬히 싸우게 할 대책이 필요했다.​ 내가 제시한 대안은 의인화 히어로 소설 쓰기였다.​ 사물을 의인화 하면 친구의 이름으로 장난칠 수가 없고​ 소설쓰기수업 히어로물 소설이라면 자연스럽게 주인공이 치열하게 싸우도록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 이때 사물은 우리 주변에 흔히 보이는 것을 채용하여 아이디어 생성에 긴 시간을 들이지 않게 했다.​​​​ 단, 히어로물에서는 주의할 점이 있다.​ 빌런에게 욕망의 이유(배경)가 없으면 켈켈켈 웃으면서 뭔가를 대충 파괴하는 평면적인 캐릭터로 전락하여 매력이 없다.​ 빌런은 자신의 행위가 남에게 피해를 끼친다는 것을 알면서도 그 행위를 지속할 명분이나 맥락이 있어야 한다.​ 또, 히어로의 힘이 너무 강하면 안 된다. 히어로가 힘이 남아돌아서 빌런을 잡으면 대단치 않은 취미생활이나 직업활동처럼 묘사된다.​ 히어로에겐 반드시 약점이 있어야 하고, 빌런은 히어로의 약점을 공략해야 하며, 히어로는 약점을 희생하면서 빌런을 제압해야 한다.​ 소중한 것을 잃으면서 남을 소설쓰기수업 도와야만 히어로의 멋있는 마음이 부각될 수 있다. 분량 제한을 없애 놔서 작품 전체를 싣기는 좀 그렇고 우수작의 설정만 몇 편 소개하려 한다. 로찬이가 설정한 빌런은 지우개.​ 지우개는 검은색 글씨를 모두 죽여서 하얀색의 정의로운 세상을 만들고자 한다. 부모님 지우개가 글씨들과 싸우다가 소멸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히어로 샤프심도 포기할 수 없다. 모든 검은 글씨들은 샤프심의 아들이기 때문이다.​ 지우개의 테러를 막기 위해 사프심은 용감하게 지우개를 찌르지만, 그의 몸은 너무 약해서 자꾸만 부러진다.​ 부러져면 또 찌르고, 부러지면 또 찌르다가, 마침내 샤프심은 전부 부러져버린다.​ 그러나 지우개에 박힌 샤프심들 때문에 지우개가 글씨를 지우려 할 때마다 새로운 글씨들이 태어나게 된다. 샤프와 샤프심이 워낙 친숙해서 이를 소설쓰기수업 의인화한 학생들이 많았다.​ 현준이의 빌런은 샤프심인데, 자꾸만 샤프에서 튀어나와 주인의 손을 찌른다.​ 샤프는 주인을 사랑하기 때문에 자신의 샤프심이 주인을 찔러 다치게 하는 것이 너무 싫다.​ 그래서 하루는 샤프심들을 초대하여 자기 뱃속에 모두 담고 스스로 책상에서 뛰어내려​ 샤프심이 다시는 주인의 손을 찌르지 못하도록 자신의 입을 휘어버린다. 영현이의 빌런은 종이.​ 밋밋하게 태어난 그는 화려한 색깔을 가지고 싶었다.​ 그래서 포스트잇을 빼앗아 스스로를 점점 화려하게 치장한다.​ 그러나 하나뿐인 친구 포스트잇을 자신의 목숨과 바꾸어서라도 지켜주고 싶었던 색연필은​ 자신의 심을 모두 다 사용하여 종이에 색을 칠하고 생을 마감하지만​ 종이에는 아직 조금의 빈칸이 남게 된다. 이때 포스트잇도 마지막 남은 것을 떼어 종이의 빈칸에 색을 소설쓰기수업 입혀주며​ 두 친구는 나란히 죽는다. (이 경우 빌런-세계의 승리라는 점이 아쉽다) 연우의 빌런은 태양.​ 자신은 활활 타들어가고 있는데 실내에서 시원하게 놀고 있는 인간들이 밉다.​ 그러나 커튼은 실내를 바라보고 있어서 태양의 생각이 오해라는 것을 안다.​ 교실의 아이들은 놀고 있는 게 아니라 발전할 미래를 위하여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 그런 학생들을 지켜내기 위하여 커튼은 조그만 틈새까지 막아주려고 찢어질 위험을 무릅쓰고 힘겹게 팔을 뻗는다. 동빈이의 빌런은 휴지심.​ 학생들이 똥을 누러 올 때마다 자신의 소중한 휴지 친구들이 물에 빨려들어간다.​ 그래서 모든 친구들을 미리 풀어서 휴지통 안쪽으로 대피시켰다.​ 똥을 눈 학생은 어쩔 수 없이 옷의 일부로 똥을 닦아야 한다.​ 하지만 히어로인 왼쪽 양말은 소설쓰기수업 자기가 사랑하는 오른쪽 양말을 도저히 희생시킬 수 없어서​ 스스로 똥휴지의 역할을 자처하게 된다. 히어로물 소설을 쓰되 인물의 배경 설정을 강조했더니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많이 나왔다.​ 히어로가 목적 달성을 위하여 세계의 압력에 적극적으로 저항하는 '자아와 세계의 대결'을 제법 그려내었다.​ 그러나 장면 묘사의 수준이 아직 부족하다. 다음번엔 친구들과 상호평가하는 수업을 거친 다음​ 곧 디벗이 오면 좀 더 긴 분량의 소설도 지도해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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