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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JOUINSIGHT 소설강의 2025 겨울봄호]2024년 12월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령 선포 이후 정국이 갑자기 불안해졌다. 1987년 이후 민주화가 공고화되면서, 정치적 이슈는 선거기간 중에만 주목을 받는 경향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사건의 여파로 선거철도 아닌데 정치가 가장 중요한 문제로 부각되었다. 정치학계에서는 이번 사태를 ‘친위 쿠데타’로 규정한다. 일반적으로 국가전복 또는 내란을 의미하는 쿠데타는 비합법적 또는 비정상적인 방법을 통해 정권을 탈취하기 위한 행동이다. 친위 쿠데타는 권력자가 권력을 더 강화하기 위한 불법적인 시도인 것이다. ​군부독재가 종식된 이후 우리 소설강의 정치학계에서는 ‘쿠데타’를 중요한 연구주제로 취급하지 않았다. 대학의 교과과정에서도 독재에서 민주주의로 이행을 설명하는 과목이 거의 사라졌다. 기껏해야 정치제도의 차이점과 공통점을 분석하는 비교정치학에서 개발도상국이나 저개발국의 사례를 소개하고 있다. 그 결과 정치변동론을 가르치는 정치학과의 수가 줄었고 교과서나 연구서도 거의 출판되지 않고 있다. 그러나 이번 사건으로 쿠데타를 과거의 문제나 남의 나라의 일로 치부할 수 없게 되었다. 특권집단의 불법적 의사결정젊음에게 '주어진 민주'무너뜨려​'빛'으로 모여 민주회복 주도민주화 이후 정치변동론을 대신한 과목은 정치과정론이다. 선거· 정당·의회를 분석하는 정치과정론은 소설강의 다양한 이해관계를 가진 집단들이 서로의 입장과 가치를 조정해 공공정책을 결정하고 집행 하는 민주적 제도의 기반 위에서 발전하였다. 비합법적 방법을 통 한 정권탈취는 민주주의 제도하에서 유권자의 합리적 선택에 부합하지 않기 때문에, 이 과목은 쿠데타를 다루지 않는다. ​일러스트_스튜디오쓸그렇다고해서 정치과정론이 무의미해진 것은 아니다. 윤 대통령의 계엄령을 ‘실패한 친위 쿠데타’로 만드는 데 국회, 야당 그리고 시민사회가 가장 핵심적인 임무를 수행했기 때문이다. 야당 국회의원 전체와 여당 국회의원 일부는 계엄령을 해제하고 대통령을 탄핵하는 국회의 표결에 소설강의 적극적으로 참여하였다. 한밤중에 국회의 담을 넘어서 표결에 참여한 국회의원이 없었다면, 친위 쿠데타가 성공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시민사회의 기여도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 계엄령이 선포된 당일 국회 주변에 있었던 시민들은 목숨이 위태로울 수도 있는 상황에서 국 회 주변에 출동한 군부대의 작전을 막았다. 2022년 결성된 촛불승리 전환행동(약칭 촛불행동)은 혹한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12월4일 부터 매일 집회를 개최해 대통령의 탄핵을 압박하였다. 전문가 집단도 여론의 향방에 영향을 미쳤다. ​비상계엄의 불법성을 가장 먼저 지적한 단체는 한국법학교수회였다. 소설강의 79명의 헌법학자는 12월5일 “3일 밤 윤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과 국회 계엄군 투입은 헌정질서와 법치주의의 근간을 무너뜨린 중대한 사태”로 규정하고 “엄중한 법적·정치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라는 공동성명을 발표하였다. 대한법학교수회도 같은 날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는 헌법과 헌정질서를 파괴한 내란행위”라고 규탄하였다. 12월8일에는 정치학자 573명이 ‘탄핵소추안을 조속히 재발의· 통과시켜 헌정질서를 바로잡을 것을 촉구한다’는 성명서를 발표하였다. 이 성명서는 “윤석열은 헌법이 규정한 요건에도 부합하지않는 계엄령으로 시민들의 기본권을 위협했고 비상계엄조차 침범할 수 없는 국회를 해산하려 했다”고 소설강의 비판하였다. ​대학생들도 헌정질서 회복을 위한 노력에 동참하였다. 우리대학에서는 110명의 학생이 “2024년 12월3일, 야음을 틈타 기습적으로 선포된 계엄은 불법적이고 반국가적인 행위”라고 규탄하며 윤 대통령의 즉각퇴진과 즉시탄핵, 불법계엄에 연루된 자들에 대한 처벌 등을 촉구했다. 21세기에 들어서며 1987년 체제가 군부독재의 양보로 만들어진 제도가 아니라 시민들의 희생과 노력의 결과라는 점이 거의 잊혔다. 영화 ;와 같은 문예작품 속에서만 기억되고 있었던 민주화 열망이 이번 사건을 통해 재발견된 것이다. 특히 민주주의를 이미 주어진 제도로 간주하 는 소설강의 MZ세대가 탄핵집회를 주도하고 있다는 사실은, 민주주의 회복력을 강화하는 데 매우 중요한 함의를 가지고 있다.거리로 나온 정치​학문적 재구성, 촉매제 삼아정치학 발전시키라는 숙제 받은 것일러스트_스튜디오쓸​우리가 민주주의의 모범으로 삼고 있는 미국도 한국국민의 역할을 매우 높이 평가하였다. 12월28일 한덕수 국무총리 겸 대통령 권한대행이 탄핵을 당한 직후 미국 국무부는 “우리는 한국이 헌법에 명시된 절차를 평화적으로 따르는 것을 목격했다.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이 민주적 회복력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 과정 전반에 걸쳐 한국국민을 강력하게 지지한다”라고 소설강의 말했다. 미국이 지지하는 대상이 ‘한국정부’가 아니라 ‘한국국민’이라는 점에 주목 해야 한다. 즉 미국은 우리국민의 합법적 결정은 무엇이든 존중하겠다고 밝힌 것이다. ​이렇게 친위 쿠데타 시도는 정치학을 강의실에서 거리로 나오게 만들었다. 활발한 시민참여는 정치학을 재구성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 다. 촛불집회는 민주주의는 제도가 아니라 과정이라는 사실을 잘 보여주었다. 특권집단이 불법적인 의사결정을 통해 민주화에 역행하려고 할 때마다 시민이 나서 민주주의를 진전시켰다. 민주주의를 향한 시민의 참여가 지속되는 한, 한국의 정치학도 결코 정체되지 않을 것이다. 소설강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