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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명과 혁명, 그리고 운명 (上,下권) - 정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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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Connie 작성일25-03-05 07:21 조회3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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객관적 운명한권 역사 서술의 한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사가 중요한 이유는, 우리가 흘러간 역사의 강물을 깊이 들여다볼 때(diachronic, synchronic, holistic) 비로소 현실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이 드러나기 때문이다. 역사는 지루한 옛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가 피부로 맞닿고 살아가고 있는 현실의 전신이다.정확한 원인을 알아야 올바른 대안을 세울 수 있다.관우1. 책의 내용'여명과 혁명, 그리고 운명'은 남한과 북한, 미국과 캐나다, 중국 연변에서 삶의 경험이 있는 공학도가 저술한 구술 역사 교과서이다. 공학도가 왜 역사 교과서를 썼을까? 첫째로, 남한 내에서, 아니 캐나다 한인들 사이에서조차 촛불과 태극기로 극렬히 갈라져 있는 현실 분열의 '원인'을 파악하기 위해서다. 둘째로, 통일을 준비하기 위해서이다. 통일은 결국 역사의 함수이기 때문이다. 통일로 향하는 길목에서 지나온 역사를 날카롭게 해부하고 분석하여 현 상태에 이르게 된 근본적 원인을 파악해야만, 비로소 통합으로 나아가는 올바른 대안을 세울 수 있다. 요컨대, 도대체 어쩌다 우리가 이런 상태에 이르렀는가?, 즉 분열의 원인에 대한 답을 찾고자, 저자는 토론토 대학 동아시아 도서관에서 2년 동안 수백권의 남한, 북한, 중국, 미국, 캐나다를 아우르는 다양한 역사책들에 천착한 것이다. 그리고 그 결론이 담긴 책이 바로 '여명과 혁명, 그리고 운명'이다. ​그렇다면 공학도가 저술한 역사 교과서는 역사적 사실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지지 않을까? 그렇지 않다. 이미 3명의 저명한 역사학자(반병률, 이만열, 류대영)에게 고증 및 조언을 거친 저술이다. 저자는 특히 남한에서 좌파 독립운동가들(이동휘, 김립, 상해파 고려공산당) 그리고 간도와 해삼위 해외 독립운동력사 (라자구 사관학교, 한인사회당)가 감추어져 있다고 피력한다. 한가지 확실히 하고 싶은 점은, 이 책에서 저자의 의도는 좌파적 정치적 이념을 피력하는데 있지 않고, 좌우의 통합과 화해에 있다는 점이다. 좌든 우든, 당시 고통스러운 식민 상황에서 일제에 항거하여 함께 독립운동을 했던 동지들이다. 그러나, 우리(남한)는 냉전 이데올로기 속에서 좌파 진영의 독립운동가들의 력사를 배우지 못했다. 반대로 북한 또한 마찬가지이다. 오히려 북한은 정보의 폐쇄성 때문에 남한보다도 더 심각한 수준으로 역사를 배우지 못한다. 역사와 력사의 통합, 즉 좌우를 아우른 통합을 시도했다는 운명한권 측면에서, 이 책은 과거 상해임정에서 있었던 좌우합작운동의 연장이라 평가할 수 있다. 이하는 인상 깊은 구절을 인용한 것이다.​[사분오열: 우리나라를 망국에 이르게 한 아홉 가지 분열의 원인]1) 수구와 진보 세력 간 다툼 (기득권 갈등)2) 늙은 보수와 젊은 개혁자의 다툼 (세대 간 갈등)3) 성리학과 양명학 즉 이념 갈등 (이념 당파적 갈등)4) 사대주의와 민족주의의 대립 (주체 의식의 갈등)5) 기호 지방과 서북 지방의 갈등 (지역 갈등: 경기도, 황해도, 충청도 vs. 평안도, 함경도, 자강도)6) 독립운동 방식의 대립 (방법론 갈등: 무장투쟁론 vs. 실력양성론 vs. 외교독립론)7)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대립 (시대적 사상 갈등)8) 기독교 개인 복음과 사회 복음의 분리 (복음의 갈등: 예수 vs. 그리스도)9) 외세가 만든 분열 정책 (일제 잔재와 냉전의 결과) - 20p​[역사 연구 방법론]1) 통시적 (diachronic point of view)2) 공시적 (synchronic point of view)3) 통전적 (holistic point of view) 통시적 방법은 수직적으로 시간을 관통하여 흐르는 인과관계와 역사적 컨텍스트를 살펴보는 방법이다. 반면에 공시적 방법은 수평적으로 동시대에 일어난 수많은 역사적 퍼즐들을 공간적으로 배열하여 맞추어 봄으로 그 사건이 일어난 시대적 배경을 살펴보려는 방법이다. 통전적이라함은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이 부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인과와 배경을 넘어서 역사의 흐름 속에 나타난 전체 그림을 볼 수 있는 영적 안목을 뜻한다. 바둑에서 고수는 전체 판을 볼 줄 아는 사람을 말한다. 하수는 항상 부분에 빠져 있어서 전체를 보지 못하여 가장 중요한 착점을 놓치고 수순을 잘못 정하여 게임에서 지게 된다. 복잡다단한 역사를 입체적으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직-수평적인 좌표 속에서 통시적이고 공시적인 방법을 함께 동원한 후 관찰자의 영적 직관으로 레고 블럭을 순서에 맞추어 조심스레 쌓아 올려야만 겨우 3차원 구조물이 완성되는 것이다. - 상권, 25p​[멕켄지 목사의 일화]한번은 맥켄지가 조선 음식 때문에 너무 힘들어한다는 소식을 들었지요. 마침 제물포항에 도착한 화물 속에서 우리 음식이 많이 들어 있어서 정성스레 빵과 케잌을 만들고 치즈와 함께 보자기에 싸서 하인을 시켜 소래 마을로 운명한권 보내지 않았겠어요?아 맥켄지 목사가 너무 좋아했겠네요?레나가 상기된 얼굴로 물었다.아니요, 세상에...언더우드의 부인은 고개를 내저으며 그때 생각을 하면 지금도 기가 막힌다는 듯이 말을 이었다.하인이 가져다준 보자기를 보고 몇 번을 망설이면서 손을 대다 말다 하다가 결국 그 보자기 채로 저에게 돌려보냈더라고요.아니 왜요? 고향 음식이 너무 그리웠을 텐데요...나중에 들어보니, 자기가 그 보자기를 푸는 순간 더 이상 조선 음식을 먹지 못하고 향수병에 걸려 캐나다로 돌아갈 것만 같아서 거절했다는 거예요.그리어슨은 그 이야기를 들으며, 조선 사람과 더불어 몸과 마음을 함께하고 싶어 했던 친구 맥켄지의 가슴속 열망이 그대로 전이되어 자신의 혈관을 타고 온몸으로 흐르는 듯한 짜릿한 감격을 느꼈다. - 상권, 87p​안중근이 처단하기 더 힘들었던 것은 이토가 아니었다. 청나라와 미국과 러시아와 일본이라는 사대주의의 배를 갈아타며 끊임없이 자신의 냄새나는 과거의 흔적을 지우고 썩은 영혼을 살찌우며 살아가는 쥐새끼 같은 족속들이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기름진 배를 채우며 역사 속에서 끈질기게 살아남았다. - 상권, 193p​[저항의 의지를 담은 석주의 시]1911년 1월 27일 석주가 압록강을 건너며 비분강개한 마음으로 지었던 시 한수가 남아 있어 여전히 우리의 심금을 울린다.​삭풍은 칼보다 날카로워 나의 살을 에는데살은 깎이어도 오히려 참을 수 있고창자는 끊어져도 차라리 슬프지 않으나옥토 삼천리와 이천만 백성의 극락 같은 부모국이지금 누구의 차지가 되었는가!차라리 이 머리가 잘릴지언정어찌 내 무릎을 꿇어 그들의 종이 될까 보냐?길을 나선 지 한 달이 못되어 압록강 물을 건넜으니누가 나의 길을 더디게 할까 보냐나의 호연한 발걸음을. - 223p​[손정도 목사님 설교]비단옷은 있으면 좋지만 없어도 살 수 있으나 집 안팎의 더러움을 닦는 걸레는 하루도 없이는 살 수 없소. 우리 기독교인들은 이와 같이 우리 동포의 구석구석 더러운 곳을 닦아 청결케 하는 걸레와 같이 살아야 합니다.​[내가 기억해야할 인물들]정제두 (하곡) (1649-1736): 한성, 정뭉주의 후손, 양명학의 거두, 강화학파, 실학 사상에 큰 영향을 미침맥켄타이어(37-05): 스코틀랜드 출신의 장로교선교사, 존 로스 선교사와 함께 선양에서 조선글 성경번역리상재(월남)(50-27): 충남 한산, 박정양 비서, 갑신정변, 미국공사, 운명한권 독립협회, YMCA, 신간회, 조선일보 사장스크랜턴(56-22): 감리교 목사 및 선교사, 상동교회, 상동청년회, 해리스 감독과의 충돌로 성공회로 개종맥켄지(61-95): 케이프 브레튼, 댈하우지의과대학, 파인힐 신학교, 소래교회 담임, 김세학당리회영(우당)(67-32): 한성, 상동청년회, 신민회, 헤이그특사 파견, 서간도 망명, 신흥무관학교, 아나키스트김약연(규암)(68-42): 회령, 명동학교 교장, 간민회/국민회, 평양신학교, 명동교회 목사, 은진중학 이사장구례선 (그리어슨)(68-65): 핼리팩스, 캐나다 북장로교, 성진 선교부 개척, 욱정교회, 제동병원, 보신학교, 리동휘와 동역, 회령선교부, 룡정선교부, 연해주 개척리상설(보재)(70-17): 진천(충청), 양명학, 성균관관장, 서전서숙, 헤이그특사, 권업회회장, 신한혁명단 본부장리동휘(성재, 대자유)(73-35): 단천, 한성무관학교, 보창학교, 강화도 진위대장, 구례선 조사, 라자구사관학교, 한인사회당 위원장, 임정국무총리, 상해파 고려 공산당 위원장, 원동지역 모플위원회최관흘(77-?): 정주, 평양신학교2기, 러시아 선교사, 삼일교회, 추방 후 하얼빈 선교, 정교회사제, 수청 우즈미 선교김립(일세)(80-22): 명천(함북), 보성전문법학, 신민회, 서북학회, 권업회, 한인사회당, 임정 국무원 비서장계봉우(뒤바보)(80-56): 영흥(함남), 역사학자, 한인사회당, 리동휘와 함께 상해파 고려 공산당, 크질오르다 유배김규식(우사)(81-50): 동래, 언더우드 조사, 프린스턴 영문학, 파리강화회의, 좌우합작운동손정도(해석)(82-31): 강서, 숭실중학, 하얼빈 선교사, 동대문교회, 정동교회, 유관순 스승, 3.1운동 배후 조직, 임정 의정원원장, 교통총장, 대한적십자사 총재, 인성학교 교장, 길림교회 목회김알렉산드라(쑤라)(85-18): 시넬리코보(연해주), 사회주의 운동가, 극동인민위원회 외무위원장, 최초 한인 볼셰비키려운형(몽양)(86-47): 양평, 신한청년단, 임정개조파, 고려 공산당, 조선중앙일보, 좌우합작운동주세죽(코레예바)(01-53): 함흥, 영생여고, 상해음악, 박헌영 결혼, 동방노력자공산대학, 김단야 재혼, 크질오르다 유배손진실(01-90): 강서, 이화학당, 대한애구구인회 서기, 상해 흥사단, 시카고 대학 가정학과, 윤지창과 결혼손원일(수향)(09-80): 강서, 손정도 장남, 난징중앙대학 항해과, 남계양행, 초대 해군 제독, 국방부 장관, 서독 대사손원태(14-04): 평양, 길림 육문중학교, 세브란스의전, 네브라스카 의사, 김일성 주석과 평양 재회, 애국렬사릉딘 러스크 (09-94): 3.8선을 그은 미국인, S/F 강화조약에서 독도 반환 제외, 미국 케네디/존슨 행정부 국무장관윤동주(히라누마 도슈)(17-45): 룡정, 시인, 명동소학, 은진중학, 숭실중학, 연희전문, 릿쿄대학, 후쿠오카 형무소문익환(늦봄)(18-94): 룡정, 은진중학, 한신대학, 프린스턴대학, 장로교 목사, 통일운동가, 민주화운동, 시인​​러일 전쟁, 자유시 참변, 해외 독립운동 약도, 출생지별 등장인물2. 나의 생각이 책을 읽고 불편한, 그러나 중요한 한가지 진실을 깨닫게 되었다. 그것은 바로 내 자신이 스스로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굉장히 편협한 존재라는 사실이다. 운명한권 아니, 편협한 존재 이전에, 내가 놓인 사회적 환경 자체가 어쩌면 나에게 편협한 사고를 종용해왔을 수 있겠다는 새로운 인식이 트이게 되었다. 남한은 섬나라다. 이미 조선시대만 해도 신촌역에서 프랑스 파리까지 운행하는 기차표를 판매했다고 한다. 기차를 타고 빠르게 중동아시아 - 유럽까지 여행할 수 있는 공간적 환경과, 섬나라이기 때문에 비행기를 타야만 중동아시아나 유럽을 갈 수 있는 공간적 환경은 너무나 큰 차이가 있다. 이러한 공간-환경적 차이로 한 인간이 국제정세를 읽어내는 안목의 수준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접근성의 차이이다. 어린시절, 책장 최상단에만 책이 꽂혀있어서 까치발을 들어야만 책을 읽을 수 있는 A 아이와 항상 손에 쉽게 닿는 곳에 책이 널려있어 손쉽게 책을 읽을 수 있는 B 아이는, 시간이 지날수록 큰 차이가 벌어질 것이다. - 만약 한반도의 분단된 사회적 환경과 그에 비롯된 문화들이 줄곧 나에게 편협된 사고를 강요하고 있었다면, 그것은 어쩌면 후대들에게 주어진 분단의 아픈 유산(편협된 공간과 사고)일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이러한 편협 속에서도 전체를 조망할 수 있도록 이 책은 나에게 큰 도움을 주었다. 나는 잃어버린 반쪽의 력사를 이 책에서 배웠기 때문이다. 이하는 이 책을 읽으며 든 생각들을 정리한 내용이다.​(1) 부분으로부터 자유전체를 보길 원한다. 세상을 보는 시야를 확장하는데 도움을 주는 것은 독서와 여행이다. 생각해보건대, 나는 독서보다도 여행 경험이 너무나 부족한 사람이다. 남한 사람인데도 남한 지리에 대해 거의 무지할 정도이니. 내 성격상 방에 틀어박혀 있는 것을 좋아해서 거주지 이외의 다른 지역을 여행해본 경험이 거의 없다. 그래서 로스쿨 입시를 성공적으로 마친 후, 홀로 남한 국토 배낭 여행을 떠날 생각이다. 먼저 내가 살고 있는 나라가 어떤 지리적 특징이 있는지, 지역별로 어떤 역사와 지리적 특징 있는지 직접 보고 느끼고 싶다. 이 책에서 잠깐 언급된 '서해안 인천 월미도 &gt목포 &gt한려수도 남해 &gt동해안 국도 &gt고성 &gt통일 전망대 &gt포항 영일만 &gt울릉도, 독도'라는 여행 코스가 있었는데... 구체적인 여행 코스는 천천히 고민해봐야겠다. 먼저 로스쿨을 운명한권 합격하자.​(2) 역사란 무엇인가? 역사 서술에 절대적 객관성이 있을 수 있는가? 왜 역사인가? 1) 역사란 무엇인가? E.H. 카는 역사란 '과거 사회와 현재 사회의 끊임없는 대화'라고 정의했다. 대화의 특성은 상호 작용이다. 일방향이 아니라 양방향으로 서로 정보를 주고 받고, 영향을 미치고 받는다. 카의 정의는 역사의 특성을 명확히 드러낸다. 과거와 현재는 서로 영향을 주고 받는 관계이다(상호작용). 순간 순간의 과거들이 축적되어 현재가 나타난다(과거 -&gt현재). 그러나, 과거의 모든 사실들이 기록되지 않는다. 모든 과거의 사실들을 기록하는 것은 비효율적일 뿐만 아니라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므로, 현재에 의미있고 가치있다고 평가되는 과거의 사실들만 취사 선택되어 기록된다(현재 -&gt과거). 그렇다면 여기서 질문을 하나 해야한다. 현재에 의미있고 가치있는 과거의 사실들만 기록된 것이 우리가 지금 보는 역사라면, 기록자(역사가)의 세계관과 가치관에 따라 어떤 과거의 사실은 선택되고 어떤 과거의 사실은 버려질 것이니, 기록자에 따라 역사는 달라질 것이 아닌가? 객관적인 역사 서술이란 존재할 수 있는 것인가?​ 2) 역사 서술에 절대적 객관성이 있을 수 있는가? 절대적 객관성은 불가능하다. 사실(fact)은 스스로 말할 수 없다. 사실은 역사가(author)가 허락했을 때라야 그 입을 열 수 있다. 그렇다면, 모든 역사는 역사가의 주관적 기록일 뿐이니 아무 가치가 없는 것인가? 나는 이러한 극단적 회의론에 반대한다. 이것은 마치 수험생에게 너는 아무리 노력해봐야 수능 전국1등을 할 수 없으니, 지금 공부하는 것은 아무 가치가 없다.라고 말하는 것과 같다. 우리가 고민해야할 부분은 '역사가'마다 서술하는 '역사'다르다면, 어떻게 객관적인 역사를 최대한 근접하게라도 다가갈 수 있는지에 대한 것이다. 결국, '다양성'이라고 생각한다. 다양한 스펙트럼의 역사가들의 역사를 읽게 되면, 그러한 경험적 자료들을 바탕으로 최대한 전체 역사를 조망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역사 서술의 절대적 객관성은 이룰 수 없어도, 역사는 역사로서 가치를 지닌다. ​ 3) 역사는 왜 가치가 있는가? 원인을 모르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역사는 현재 문제의 근본적 '원인'을 알려준다. 이것이 바로 우리가 역사 서술의 한계를 인정하면서도 포기할 수 없는 역사의 가치이다. 요컨대, 운명한권 과거 역사를 비추어보아 현재를 정확히 진단하고(올바른 인식체계를 세우고), 미래를 예측한다(溫故知新). 역사적 사실(전제)을 기둥으로 세워진 인식체계를 바탕으로 오늘 나의 판단과 구체적 행동이 결정지어지기 때문에, 역사는 중요한 가치를 지닌다(자기 선택 - 자기 책임의 원칙). ​ (3) 21세기 역사에서 '중앙아시아'와 '동아시아'가 중요한 두 축이 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저자는 21세기 역사를 움직이는 두 수레바퀴는 중앙아시아와 동아시아라고 주장한다. 왜 이 두 곳이 중요한가? 솔직히 나는 아직 그 이유를 모르겠다. 다만, 짐작컨대, 성경을 진실이라고 받아들이는 크리스찬의 입장에서는 역사는 방향성을 가진다. 정확히 말하자면, 역사가 방향성을 가진다고 믿는 것이다(big history). 크리스찬은 하나님께서 역사를 운행하신다고 믿는다. 복음은 예루살렘에서 시작해서 서유럽과 미국 동아시아를 건너가고 있다(복음의 서진). 이러한 크리스찬의 관점에서 현 시점에서 중요한 세계 무대는 중동아시아일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복음적 관점 이외에 이 두 곳이 왜 세계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지니는지 그 이유를 나는 아직 잘 모르겠다. ​ (4) 저자가 책 제목을 '여명과 혁명, 그리고 운명'으로 지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저자만 알 것이다. 다만, 시놉시스를 읽으며 독자마다 나름의 추측을 할 수 있을 뿐이다.​시놉시스(Synopsis) - 여명의 강가에 해가 뜬다.시간은 쉼 없이, 강물처럼 흐른다. 역사는 그 위에 거품을 머금은 부유물로 떠돌라 맴돌며 흘러가고, 때로는 침전물이 되어 가라앉는다. 그리고 바닥에 묻혀 사라지고 잊혀진다. 어떤 때는 화사한 연꽃처럼 피어오르다가도, 어떤 때는 혼탁한 찌꺼기와 냄새나는 쓰레기로 둥둥 떠내려 간다. 그 역사의 강물 속에서 누군가 젖은 물살을 후두둑 헤치고 빠져나온다. 새벽 한기에 소스라치듯 부르르 떨며 물기를 털어내더니 어슬렁 어슬렁 강가에 쪼그리고 앉는다. 푸른 여명의 빛이 서서히 그 누군가의 젖은 몸을 휘감는다. 따스한 아침 햇살에 한숨 돌리며 그 누군가는 자신이 떠내려가던 그 시간을 거슬러 바라본다. 그때 누구의 인생도 잦아들며 잠시 멈추어 선다. 그리고 생각한다. 누가 방금 전까지 속해 있었던 날렵한 물살들의 거친 향연과 각축장을. 그들은 지금 다 어디 있는가? 서로를 헤집고 암초에 부딪히며 먼저 운명한권 내려가고자 어깨를 밀치고 속살을 다 드러내던 그 참혹한 경연들은 역사의 부유물들에 가려 더 이상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있을 그들이 누군가의 시야에서 사라진 것이다. 그러나 누군가 자세히, 뚫어지게 들여다보면, 보인다. 아니 들린다. 강물 아래서 재잘대며 노래하고 포효하며 소리치는 온갖 향락과 비명과 신음 소리들이 ... 애절하게 때로는 오싹하게, 그리고 때로는 비장하게. 부서지고 깎여나간 모래와 자갈들의 부딪혀 우는 소리가 강바닥에 가라앉아 혁명의 노래가 된다. 요란한 군화 소리와 말발굽 소리가 광야에 길을 낸다. 누군가의 노래를 그렇게 아픈 핏소리가 되어 역사의 강바닥을 엉금엉금 기어간다. 그 소리들이 응집되어 피와 눈물로 뚝뚝 떨어지지만 곧 희석되어 형체도 없이 사라지고, 누군가의 역사가 된다. 오랜 기다림 후에 때가 차면 그 아픈 소리들은 붉은 석양빛 아래 눈부시게 떠올라 황금빛 비늘처럼 반사된다. 그리고 불꽃과 함성이 햇살 먹은 거품이 되어 일어난다. 부활체처럼 투명하게 빛을 내며 유유히 흘러 대양으로 들어간다. 그때 누군가 그 웅장한 마지막 자태를 드러낸다. 벌떡 일어선다. 길게 드리운 그림자와 긴 한숨 ..... 운명이다. 여상하게 중얼거린다. 해 아래 새 것이 없다고. 그리고 다시 물 속으로 뛰어든다. 해가 진다. 한숨도 잦아든다. 깊고 푸른 흑암 또 암흑, 흐느낌, 적막 그리고 멀리서 다가오는 작은 촛불들의 향연... 어둠은 여명을 다시 잉태한다.​(5) 이 책을 읽을 분들에게이 책은 세 번 읽을 것을 권한다. (최소 두번)1독: 소설책 읽듯 가볍게2독: 공부하는 마음가짐으로 백과사전과 세계지도를 양 옆에 두고 내용을 정리하면서 정독3독: 자신이 놓친 부분이 있는지 확인하면서 마무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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