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미누수 해결사 "물잡는사람들"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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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Kyra 작성일25-03-28 17:30 조회1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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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사베이지난번까지 해결사 총 5회에 걸쳐 부엌이란 맛의 전쟁터에서 실제로 몸소 체험해야 할 실전 요리의 실천 요령과 그에 얽힌 과학적 원리를 배웠습니다. 이번부터는 역시 다섯 가지의 핵심적인 맛(소금, 설탕, 식초, 기름, 장)에 대해 그 깊숙한 의미를 차례로 공부해 보겠습니다. 음식의 간을 위한 가장 본질적인 재료 우리가 요리할 때 ‘간을 맞춘다’라고 이야기하면 보통 소금을 지칭합니다. 물론 간장, 새우젓, 치즈 등 짠맛을 내는 다른 재료도 있지만, 이들도 모두 소금에서 출발한 조미 소금이죠. 왜 소금은 인간의 음식에서 가장 본질적인 요소로 자리 잡게 됐을까요? 그것은 소금의 주성분인 나트륨(소듐)이 동물 세포막 이온 펌프를 오가며 체액의 균형을 맞추고 전위(電位) 차를 만들어내는 해결사 생명의 기본 물질이기 때문입니다. 사람 몸의 70%는 물이고, 그 물의 소금 농도는 0.9%입니다. 소금은 몸 안의 알칼리성을 유지하는 조절 물질이고, 담즙·췌액·장액·위액 등 소화액의 재료입니다. 몸속 물 안에 소금이 없으면 동물은 목숨을 잃습니다. 그래서 사람을 포함한 동물들은 짠맛에 무작정 끌리는 것입니다. 왜 소금은 요리에서 만능 해결사 역할을 할까요? 그 화학적 구성 성분 때문입니다. 주성분인 염화 소듐은 물에서 용해돼 양(+)전하를 띠는 소듐 이온과 음(-)전하를 띠는 염화 이온으로 나뉩니다. 이들은 어떤 분자보다 작고 움직임이 자유로워 음식 재료에 쉽게 침투합니다. 인류 역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했던 소금 인류의 역사는 소금의 역사로 다시 써도 무리가 없습니다. 육식을 하던 해결사 선사 시대에는 별도의 소금 섭취가 필요 없었지만, 고대 농경 시대로 접어들자 소금을 따로 구해야만 했습니다. 산에서 얻는 암염, 바다의 해염, 사막의 모래소금 등을 얻기 위해 인류는 소금광산과 소금밭을 경영했습니다. 동시에 소금은 최초의 천연 방부제였습니다. 고기와 생선, 채소를 소금에 절이면 오래 보관할 수 있고, 이는 장거리 원정 전쟁으로 이어졌습니다. 소금이 없으면 정복 전쟁도 할 수 없었던 거죠. 좀 과장하면 최우선 순위의 국방자산이었던 것입니다. 소금은 ‘하얀 황금’으로 불리며 화폐로도 쓰였죠. 월급이란 영어 단어 ‘샐러리(salary)’는 라틴어 ‘살라리우스(salarius)’가 어원입니다. 로마 병사들에게 나눠주던 소금 살 돈을 지칭한 용어입니다. 중국은 춘추전국 시대부터 무려 2017년까지 소금의 국가 전매제도를 시행했습니다. 해결사 중앙정부의 통치자금이자 강력한 통제수단이었던 셈입니다.ⓒ픽사베이그랬던 소금이 현대에 와서는 성인병의 주범으로 악명을 얻고 있습니다. 고혈압, 당뇨, 심장병, 비만 등 대사증후군의 원인으로 과다 나트륨 섭취가 지목된 이후의 일입니다. 저염식은 교양인의 다이어트에서 기본으로 자리 잡기에 이르렀죠 소금은 다른 재료의 성질 변형시키며 식감 좋게 만들어 소금은 짠맛 외에도 다른 재료의 성질을 변형시킵니다. 음식의 향을 강화하고 쓴맛을 완화합니다. 식감을 좋게 하고, 풍미도 높입니다. 독소나 악취를 제거하고 저장 기간도 오래 연장해줍니다. 서양요리 샐러드(salad)의 어원은 쓴맛을 없애려고 채소에 소금을 뿌려 먹던 관행에서 유래했습니다. 고기를 갈아 만든 소시지(sausage)도 근육 단백질을 용해시키기 위해 넣던 소금에서 나온 이름입니다. 수박이나 아이스크림에 약간의 소금을 해결사 뿌리면 단맛이 더 강하게 느껴집니다. 반대로 시큼한 피클에 소량의 소금을 첨가하면 신맛이 조금 가십니다. 음식 재료에 소금을 뿌리면 삼투압(渗透壓) 작용으로 식물 세포벽과 동물 단백질에 영향을 줍니다. 삼투압은 액체의 농도 차이로 생기는 압력을 말합니다. 세포막 같은 반투막은 막을 경계로 양쪽 액체의 매질(媒質) 농도가 같아질 때까지 서로 통과시킵니다. 이를 이용해 채소를 절입니다. 소금을 뿌리면 채소의 세포들로부터 수분이 빠져나와 단단해지죠. 아삭한 식감을 만드는 것입니다. 국수를 삶을 때도 소금을 넣으면 면이 탱글탱글해집니다. 고기에 소금을 뿌려두면 근육 단백질이 응고돼 쫄깃한 식감을 줍니다. 생선에 소금을 치면 근섬유 속에 스며들어 살을 단단하게 뭉쳐 구울 때 부서지지 않게 해줍니다. 게다가 해결사 생선의 비린 맛을 내는 아민, 휘발성 지방산 등이 생선 세포에서 빠져나와 담백해지기까지 하죠. 동물 고기에 소금을 치면 겉면의 단백질이 단단해져 육즙이 빠져나오는 걸 막습니다. 그래서 생선은 굽기 20~30분 전에, 고기는 굽기 직전에 소금을 치는 게 좋습니다. 밀가루로 빵, 국수, 수제비 등을 만들 때 소금을 넣으면 반죽이 더 찰지게 됩니다. 밀가루 안에 있는 글루텐은 곡물의 글루테닌과 글리아딘이 결합한 것으로, 물에 녹지 않는 단백질 혼합물입니다. 글루텐은 탄력성 있는 얇은 막을 형성해 빵을 부풀게 해줍니다. 글루텐은 그물 구조의 피막인데, 소금이 그물을 더 촘촘하게 당겨 탄성을 높이는 거죠. 소금이 물에 녹아 양전하의 소듐 이온과 음전하의 음화 해결사 이온으로 나뉘면 글루테닌 단백질에서 전하를 띤 부분에 달라붙어 서로 반발하지 못하게 해줍니다. 그러면 단백질들이 서로 더 가깝게 다가와 결합합니다. 글루텐 그물이 치밀해지며 쫄깃한 식감이 강해지는 것이죠. 달걀과 두부를 삶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생선이나 고기를 오래 보존하는 염장법은 간고등어, 햄 같은 가공식품을 탄생시키기도 했습니다. 채소나 과일의 신선도를 유지하는 데 소금이 쓰입니다. 물론 맛도 더 좋게 하죠. 채소의 주성분인 칼륨(포타슘)은 소금의 소듐과 균형을 이루기 때문입니다. 채소의 색을 더 선명하게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유기농 채소와 과일을 먹을 때 소금물에 담가놓으면 벌레 유충들이 제거됩니다.ⓒ게티이미지뱅크바닷물로 소금을 만들고 나면 미네랄 물이 남습니다. 이를 간수(澗水)라 합니다. 마그네슘 성분이 풍부해 콩 물에 해결사 넣으면 단단하게 굳으며 두부가 됩니다. 마그네슘 이온은 소듐 이온보다 더 강한 양전하를 띠는데, 콩 단백질의 음이온과 강하게 응집하며 고체처럼 단단해지는 것입니다. 소금은 요리의 필수품이라는 경제적, 문화적 이유 말고도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지 않으며 맛을 더해주는 백색의 겸손함으로 인해 종교적인 비유로도 자주 언급됐습니다. 동양의 불교, 유교, 도교나 중동의 이슬람교, 서구의 기독교 등 경전은 한결같이 “소금 같은 사람이 되어라”라고 신자들에게 설법하고 있습니다. 세상의 모든 소금들에게 존경과 감사를 보냅니다.글 |노성열 본지 편집위원(한국지식재산기자협회장)KAIST 문술미래전략대학원에서 공학으로 과학 저널리즘 석사학위를 받았다. 2020년 한국과학기자협회 선정 올해의 과학기자상을 수상했다. 주요 저서로는 《뇌 우주 탐험》, 《인공지능 시대, 내 일의 내일》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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