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 열차는 항상 정시에 도착하지 않습니다. 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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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oreo 작성일25-05-24 05:35 조회8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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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 열차는 항상 정시에 도착하지 않습니다. 반복되는 지연과 무의미한 정차, 애매한 대화들. 글자로 주인공과 함께 여행하는 사람은 단서를 기대하다가 계속 실망합니다. 이런 구조는 해석을 유도하는 척하면서 계속 피합니다. 이건 고의적인 혼란 유도이며 독자 정신력에 대한 침해입니다. 심지어 '당신'이라는 용어를 쓰는 이유가 열두 번째 여행에서 나온다는 게 말이 됩니까? 독자가 스스로 용의자라고 느낄 즈음에 이유를 알려주는 건 명백한 함정 수사입니다.판결 선고그건 존재의 조건입니다. 우리가 원래부터 내릴 수 없었던 열차에 탑승해 있었다는 걸 깨닫는 순간 그것은 감옥이 아니라 ‘삶’입니다. 사실 잘 읽어보면 우리의 삶을 반추했다는 걸 검사도 느끼실 겁니다. 검사도 살고 있지 않습니까? 혹시 다른 삶 사십니까?검: 줄거리? 없습니다. 사건? 없습니다. 모든 장면은 정류장 같으면서도 목적지가 없습니다. 파업, 놓침, 환승 실패. 읽는 사람은 자꾸 "내가 뭘 놓쳤나?" 생각하게 됩니다. 피고는 독자의 해석 욕망을 이용해 자책을 유도합니다.변: 혹시 그게 우리 삶이 그런 건 아닐까요? 명확한 목적 없이 매일 같은 일상과 질문을 반복하면서도 우리는 끊임없이 의미를 찾잖아요. 피고는 그것을 보여준 겁니다. 너무 리얼하게 느꼈다고 죄로 몰기 시작한다면 문학 작가할 사람이 누가 있겠습니까?다와다 요코 작가 소개다와다 요코고전소설두 번째 : 단서 없음, 체험형 혼란 유도변: 재판장님, 그건 문학적 기법입니다. 2인칭은 책을 읽는 사람의 몰입을 돕는 장치입니다. 소설은 독자가 경험하도록 이끕니다. 문학을 괜히 간접 경험을 하는 도구라고 지칭하는 게 아닙니다.본 법정은 소설 용의자의 야간열차를 둘러싼 독자 피해 진술이 누적됨에 따라 피고 다와다 요코를 정식 기소한다. 본 사건은 소설을 읽다가 본인을 용의자로 의심하게 된 전대미문의 문학적 사고로 정신적 피해 및 존재론적 혼란을 유발한 데 대한 형사 책임을 다루고자 한다. 이 법정은 문학이라는 이름으로 저질러진 독자 심문 행위를 심리할 것이다. 검사 측 진술을 듣겠습니다.변 : 그렇지만 결국 글을 읽는 사람은 자기 힘으로 의미를 찾아내지 않습니까? 해석은 지연되지만 그 과정에서 얻는 감각은 피고가 강요한 게 아니라 독자가 자발적으로 도달한 겁니다.첫 번째 : 탐정이 아닌 용의자변: 그건 현대 인간이 자기 정체성을 유지하는 방식의 은유입니다. 피고는 오히려 독자에게 진실을 보여주고자 했던 겁니다. 우리가 남의 해체를 보며 자기 정상을 확인받는 이 잔혹한 구조를요. 반추의 기회를 이런 식으로 역이용하는 것은 비열한 행위입니다.검: 결국 이 책의 독자는 읽지 않습니다. 버팁니다. 스스로 문장을 해석하지도 못하고 인물의 정체를 묻지도 못하며 마지막엔 자기도 모르게 열차에 타 있습니다. 열차에서 내리겠다는 선택조차 주어지지 않습니다. 마지막 말은 이렇죠. “안 내려도 돼.”P.176다섯 번째 : 독자 주도성 박탈 및 탈진 유도검사 : 재판장님, 사건의 핵심은 간단합니다. 피고는 독자를 소설의 외부가 아닌 내부로 끌어들였습니다. 심지어 그 내부는 증거도, 설명도, 방향도 없는 열차 안입니다. 심지어 글을 읽는 사람을 "당신"라고 부르기 시작합니다. 이건 친근함이 아니라 지목입니다. 독자는 수사관이 아니라 수사 대상이라고 저자는 못을 박고 있습니다. 그래서 다섯 가지 혐의로 기소합니다.검: 이 소설의 시점은 2인칭입니다. "당신"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재판장님, 그 '당신'이 누구인지 한 번이라도 설명합니까? 안 합니다. 결국 책을 읽으며 계속 스스로를 의심하게 됩니다. "혹시 나...?" 이게 피고의 첫 번째 트릭입니다. 이런 장치는 독자가 본인을 용의자라고 느끼는 순간 이건 문학이 아니라 고문입니다.네 번째 : 자책 유도 및 심문 기법 사용세 번째 : 해석 가능성 지연과 탈진 유도피고는 명확히 독자를 혼란에 빠뜨렸다. 다섯 가지 죄목 모두 실체가 있으며 독자는 구조적 방기와 심문적 문장 설계 속에서 스스로를 의심하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그것을 문학적 폭력이라 단정할 수 없다. 피고는 독자의 자아를 해체했지만 그 해체를 통해 새로운 질문을 남겼다. “당신은 누구냐.” 이는 독자로 하여금 스스로를 사유할 기회를 준 것으로 판단되는 바에 따라서 피고는 유죄인 동시에 무죄다. 이것으로 용의자의 야간열차 저자이자 피고인 다와다 요코의 사건 번호 2025-0511 심리를 마친다.검: 여덟 번째 여행에서 벡이라는 남자가 등장합니다. 처음에 한 여자를 보고 불안을 느끼다가 그녀의 기이하게 긴 손톱을 보고 안도합니다. 이유는 단순합니다. “쟤는 이상하니까, 나는 아직 괜찮아.” 독자는 이 장면을 보고 스스로를 돌아봅니다. "나도 저런 식으로 안도하고 있었나?" 이건 글을 읽는 사람의 자아를 조용히 그리고 날카롭게 찌르는 방식의 심문입니다. 피고는 죄도 없이 스스로 죄인으로 만드는 장치를 책 전반에 깔아놨습니다.다와다 요코의 용의자의 야간열차는 열세 개의 열차 여행으로 이루어져 있으며 자아 정체성을 잃고 헤매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읽으면서 2인칭 시점의 '당신'이라는 표현으로 인하여 용의자가 된 억울한 기분이 들기도 하고, 작품 자체의 난해함으로 인해 이 모든 것을 항변하기 위하여 문학 법정 사건 번호 2025-0511을 구성해 보았다. 기존의 방식으로는 도저히 내용을 설명할 자신이 없어서이지만 즐겁게 읽어주시면 감사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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