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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Isabel 작성일25-02-23 04:39 조회16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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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오랜만에 운명한권 돌아왔습니다.....이번에 포스팅 할 작품은 국내에서는 요괴소년 호야로 더 잘 알려진 우시오와토라입니다.국내 비디오판에서는 호수와토라로 번역된적도 있습니다.우시오와토라는 1990년 소학관에서 출판되었으며 작가 후지타 카즈히로의 대표작입니다.본작은 고전작품으로 필자의 포스팅에는 본작의 결말과 많은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으니 원치 않으시면 뒤로가기 해주세요.자~~그럼 우시오와토라 시작합니다.원제: 우시오와 토라 / 국내판 제목: 요괴소년 호야작가: 후지타 카즈히로 (다른 작품: “꼭두각시 서커스”, “월광조례” 등).연재기간: 1990-1996년.권수: 본편 33권, 외전 1권.기타: 총 10부작 OVA 존재.스토리.주인공 아오츠키 우시오(蒼月潮)는 오래된 평범한(…) 절의 주지스님이신 평범한(…) 아버지와 함께 사는 평범한 중학교 2학년 소년입니다. 어느 날 아버지의 명령으로 오래된 평범한(…) 창고를 청소하다가 본 적이 없던 지하실을 발견하고, 거기에서 빈 말로도 평범하다고는 할 수 없는 기괴한 창에 꽂혀 500년 동안 봉인되어 있던 금빛 요괴를 발견합니다. 요괴는 우시오에게 오직 인간만이 이 창을 뽑을 수 있으니 창을 뽑아 자신을 해방하라고 하나 지나치게 솔직한 탓에(내가 해방되면 제일 먼저 너를 잡아먹고, 이 주변을 지옥으로 만들어버리겠쩡 뿌잉~'ㅅ') 그 시도는 수포로 돌아가……는 듯 했으나, 500년 동안 지하실에 응축되었던 요기가 사방에 퍼지며 수많은 하급 요괴들을 끌어들이는 바람에 우시오와 그의 친구들이 위험에 처하게 됩니다. 이에 그 요괴들을 대신 퇴치해주겠다는 금빛 요괴에 설득 당한 우시오는 창을 뽑습니다. 물론 ‘훼이크다 ㅋㅋㅋ'라며 덤비는 요괴에게 잡아 먹힐 뻔 하나 그때 문제의 창이 템빨(…)을 발휘하며 우시오를 변화시키는데…!창은 ‘짐승의(야수의) 창’ 이며, 선택한 사용자의 혼을 사용해 요괴를 멸하는 무기였습니다. 창에게 선택 받은 우시오는 금빛 요괴를 제압하고 협박하여(…) 둘은 무사히 하급 요괴들을 퇴치하지요. 이 위험한 금빛 요괴가 함부로 사람을 해치고 다니지 못하도록 우시오는 감시역을 자청하고, 요괴 역시 우시오 옆에 붙어 호시탐탐 그를 잡아먹으려 기회를 엿보게 됩니다. 우시오는 봉인되어 있던 요괴에게 ‘토라(호랑이)’ 라는 겁나게 심플한(…) 이름을 지어 주고 둘은 기묘한 동거 생활을 영위하며 겸사겸사(…) 요괴 퇴치를 하는 나날을 보내나, 그것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했죠. 짐승의 창에 얽힌 우시오와 토라의 과거, 짐승의 창이 탄생한 배경, 그리고 짐승의 창이 세상에 드러남과 동시에 언급되기 시작한 - 인간과 요괴 모두에게 공포의 존재인 하쿠멘노모노 (白面の者)… 이 요괴와 인간 콤비 앞에는 한 치 앞을 볼 수 없는 거대한 운명이 기다리고 있었으니…!기본에 충실하니 그 결과는 아름다웠더라.위에 ‘평범한’ 이라고 농담처럼 계속 얘기하긴 했는데, 그 말은 어떤 의미로는 이 작품에 걸맞은 것이, 사실 설정 자체는 ‘평범하기’ 짝이 없는 수퍼내추럴 버디 액션물입니다. (타이틀부터 주인공들의 이름들인 운명한권 겁나게 심플한 타이틀…) 예상치 못한 만남/발견 ->전설의 무기에 선택된 운명적인 용사탄생 ->드러나는 흑막 ->동료습득(…) ->좌절을 딛고 ->모두 합심하여 최종보스와 격돌! …이란, 요즘은 이렇게 모범적인 전개를 밟는 돌직구 소년 만화를 보기도 힘들죠. 이런 전개는 사실 국적을 넘어 – 구전동화나 전설 등에서 많이 접할 수 있는 수많은 영웅담의 제일 기본적인 틀입니다. 하지만 작가의 스토리텔링 능력과 뛰어난 연출, 전개는 그 ‘평범한’ 이야기를 비범한 것으로 만들어 수많은 소년 만화 중에서도 우뚝 서게 만듭니다.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후 소년 만화의 기준과 공식을 상당부분 수립한 선배로서, 그 위업을 뛰어넘거나 근접한 소년만화는 극히 적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흔한 틀에서 벗어난 독창적인 설정, 치밀한 연출과 감탄할 만한 기교를 보이는 작품들이 판을 치는 요즘에 비교하면 정말 심플하기 짝이 없는 패턴입니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바보스러울 정도로 쫙 뻗은 이 길은 자신이 어디로 가고 있는지 정확히 알고 있으며 그 목표도 누구나 볼 수 있을 정도로 명확합니다. 그래서 일본의 고유 문화나 전래 동화(속에 등장하는 요괴) 에 그 기반을 두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스토리의 근원 자체는 어디에서나 접할 수 있는 근본적인 테마이기 때문에 쉽게 호응하고 몰입하게 됩니다. “우시오와 토라” 이후 후지타 카즈히로의 작품들도 근본적으로 동일한 방향을 추구하지만 아무래도 상대적인 평가와 인기가 이 작품보다 낮은 것은 세월과 함께 오히려 기교가 늘고 심플함이 줄어서 그런 게 아닐까…싶기까지 합니다.사람을 현혹시킬 만한 화려함이 없이 누구나 아는 '흔한'이야기로 독자를 감명시킨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요리에 비교하자면 진귀한 향신료나 비싼 식기, 눈부신 테이블 세팅 등에 기대지 않고 순전히 재료의 고유한 맛으로만 승부하는 정직한 음식이랄까요. 익숙한 음식이지만, 바로 그렇기에 항상 생각나고 먹고 싶은 ‘믿을 만한 음식’. 작게 시작하여 장대하게 뻗어나가는 스토리.후지타 카즈히로를 알고 계신 분들이라면 이 분의 특징을 익히 알고 계실 것입니다.이분의 작품이 슬로우 스타터라는 것을. 그러나, 일단 스타트 하면 콜라 주입한 써니 호 이상으로 걷잡을 수 없이 달린다는 것을…!본 작품도 처음에는 ‘오늘의 요괴’ 식의 심플한 옴니버스 형식으로 시작하나 스토리가 그 거대한 줄기를 드러내기 시작하면 처음부터 등장했던 요소요소들이 한 곳을 향하는 세세한 뿌리줄이 되어, 그 자락 하나하나를 더듬다 보면 마침내 드러나는 것은 거대한 세계수입니다. 달리 말하자면 - 처음에는 조그만 정물화로 보였던 것이 서서히 뒤로 물러나 시야를 확보하니 ‘오디세이’ 같은 서사시를 표현한 대작이더란 말입니다. 물론 옴니버스 식으로 시작했다가 장대한 스토리를 운명한권 끌어나가는 작품은 많지만, 충분한 시간을 두고 자연스레 큰 그림을 이끌어내는 이 작가의 탄탄한 역량은 감탄할 만 하며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그저 우연이거나 별 생각 없이 지나친 부분이 이전부터 정해진 치밀한 계산 또는 운명에 의한 것이라는 사실이 드러날 때마다 소름이 돋게 만드는 전개는 감탄할 수 밖에 없습니다. 원래부터 작가가 큰 그림을 염두에 두고 치밀한 밑밥을 깔아 놓는 것인지, 전개에 따라 기존 요소를 끼워 맞추는 것인지 알 수 없지만 만약 후자라면 그 순발력과 유연성이 놀랍기만 합니다.게다가 최종장의 그림이 너무 완벽하기 때문에, 이 이야기가 끝나지 않을 것을 바라면서도 그 마무리가 더할 나위 없어 감히 ‘늘려 줘’ 라고 말할 수도 없습니다. 정말 모든 매듭을 철저하게 짓고, 이 이상의 엔딩을 바랄 것도 없는, 이 자체로 정말 온전히 만족스런 이야기니까요.‘우리 동네 요괴와 요괴퇴치 소년’ 이라는 설정에서 시작해 2000년 이상의 역사를 아우르는 방대한 이야기에 종점을 찍는, 감히 ‘영웅들의 대서사시’ 로 끝난다는 표현이 전혀 아깝지 않습니다.물론 크기만 하다고 좋은 것이 아니죠. 얼마나 재미있느냐가 결국은 작품의 관건입니다. 그리고 저는 이 부분에서 스토리의 탁월함도 있지만 후지타 카즈히로 특유의 뜨거운(!) 연출과 캐릭터도 결코 무시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라고 봅니다.특유의 그림체에서 오는 박력.후지타 카즈히로는 그 그림체 덕분에 설사 이 분의 이름을 모른다고 해도 한 컷만 보면 아! 이전에 본 그 작품과 동일 작가가 그렸구나! …라는 식으로 금방 알아볼 수 있는 작가입니다. 결코 깨끗하거나 반듯하다고 할 수 없는, 거칠고 잔 선이 많은 독특한 펜터치 때문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도 있다 압니다. 특히 요즘처럼 깨끗하고 미형 캐릭터 그림체 위주로 가는 만화와는 차이가 있으니까요, 일단 주인공은 정말 이웃집 청년 같은 친근한 인상이라 미소년에 대한 희망은 일찌감치 접는 것이 좋습니다. 어차피 남자는 얼굴이 아니잖아요. 그리고 의외로 노출씬에 딱히 거부감은 없으신 듯하지만, 보통은 여성의 누드를 표현할 때 야릇한 느낌을 추구하는 것에 반해 이 분의 여성 누드씬은 그야말로 동네 목욕탕 간 것 같은 리얼리티를 느끼게 합니다.보통은 각기 취향이 있으니까 이런 스타일도 괜찮으신 분만… 이라고 말하겠지만, 이번 경우는 한번 속는 셈치고 취향을 초월하라고 말씀 드리고 싶습니다. …정말로, 제가 이런 말을 하는 얼마 안 되는 경우 중 하나입니다. 첫 인상이 그림체에 대한 거부감이라서 이런 작품을 평생 안 접한다는 것은 안타까워요. (그리고 요즘 이 그림을 다시 보다가 다른 ‘매끈한’ 아니메/만화를 운명한권 보니 좀 밋밋하다는 느낌까지 들더군요.)그리고 요즈음 다시 이분의 그림을 보며 느낀 겁니다만, 보통은 그림체가 시간이 지나면서 꽤나 큰 변경을 거치고 작화가 잡혀가는 데, 이 분도 예외는 아니지만 의외로 초반부터 꽤나 기반이 잡혀 있는 안정적인 그림체더군요. 분명 이후 박력이 더 넘치기는 하지만, 초반에도 허술한 면이 없다는 느낌입니다. 물론 추후 점점 화풍이 완성됨에 따라 그에 따른 캐릭터 보정이 있지만요.[초반의 우시오와 토라. ][20권 이후의 우시오와 토라.]초반의 후덕한 인상이 없어지고 청순한(?) 이미지가 더해진 우시오.토라는 초반 봉제인형 같은 오동통한 귀여움은 없어졌지만.....남성미가 물씬 풍기는 토라. 이전에는 귀여워서 꼬옥 안아주고 싶었다면 이후에는 이거야 원 두근거려서 제대로 쳐다볼 수도 없을 정도로 멋져집니다.그리고 이 그림체가 빛을 발하는 것은 액션 씬.속도감과 박력이 넘치는 그림체.작가 특유의 그림체를 즐길 수 있습니다.특히 여러 기괴하고도 공포스런 요괴를 표현하기에 이분의 그림체는 그야말로 딱 들어맞았다는 느낌입니다. 요즈음은 요괴 등 이종족이 나오는 작품에서도 인간을 닮은 아름다운 외모라는 설정이 대부분입니다만 이 작품의 요괴는 정말 ‘요괴답습니다’. 이 작품을 추천할 때 유일하게 주저되는 부분입니다만… 몇몇 요괴는 정말 섬뜩하도록 무섭습니다;;그리고 설정이 설정인만큼 꽤 끔직하고 고어스런 연출도 있으니 그 부분은 각오하시는 게 좋습니다. (“베르세르크” 정도까지는 아니지만) 제가 오죽하면 잘 때는 책을 옆에 두기 꺼려하겠습니까…..충분히 기괴한 본작의 등장 요괴들.나중에 서술하겠지만, 그 수많은 요괴 중에서도 최종보스의 포스는 이미지만으로 모골이 송연 해질 정도입니다.^^;;그 외에도, 엔하위키에도 등재되어 있듯이 이분의 그림은 감정표현이 탁월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슬픔, 분노, 경멸, 광기 등…. 참고로 이 중 남자 두 분은 요괴가 아닙니다.^^;;]위 예를 보시면 짐작이 가시겠지만, 극한의 처절한 감정을 표출하는 데 이만하기도 쉽지 않을 듯 합니다. 특히 캐릭터가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으시기 때문에 마음껏 기괴할 정도로 캐릭터들의 표정을 일그러뜨려 감정을 극대화 하지요.진실된 캐릭터들.요즘 흔히 사용하는 말인 ‘매력적인’ 캐릭터라기 보다는 ‘진실된’ 캐릭터들이란 표현이 더 맞는 것 같습니다. 사실 독특하고 개성적인 캐릭터들이 대부분이라 오히려 흔해 보이는 요즘 작품들에 비교하면 이 작품에 나오는 캐릭터들은 역시 비교적 ‘평범한’ 편에 속합니다. (외모도 여러모로). 제가 위에서 극한의 감정을 잘 표현한다고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언행 자체가 막장으로 가는 건 아니니까요. 거의가 보통 저런 상황에 처한 보통 사람들이 보일 만한 행동과 정상적인 감정을 보이고, 매우 일관성을 지킵니다. (많은 작품에서 나타나듯 ‘쟤 갑자기 왜 저래?’ 라고 하는 경우가 적다는.) 그래서 오히려 공감하기 쉽지요. 주인공의 경우에도 그저 옆집 운명한권 소년이 감당키 힘든 곤경에 처한 느낌이라 정말 평범하게 잘 되라 응원해 주고 싶은(…그리고 수많은 소년 만화의 주인공들과 달리 이 작품의 주인공은 ‘정말로’ 15세 소년답게 행동합니다 ..... 좀 더 어리게 행동할지도.). 아마 그래서 소년 만화의 정석대로 하렘(…) 을 구축해도 꼴 보기 싫지 않은가 봅니다 (주인공이 워낙 일편단심이고 본인들만 빼고 타인들도 다 인정하는 사이라 괜한 밀당이 없기도 합니다.)사실 주인공을 인정할 수 밖에 없다는 점도 있고요. 아오츠키 우시오의 경우 소년만화의 정석답게 주인공 보정이 분명 존재하나 본인이 그 보정을 철저히 상처 하나하나로 ‘버는’ 느낌이라… ‘내가 모두를 지키겠어!’ 라고 선언하는 정의바보 주인공이라기보다 일단 내 눈 앞에 있는 사람들을 할 수 있는 만큼 돕겠다! 라는 결심으로 그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허세가 아니라 진실되게 보입니다. 또한 캐릭터 사이의 감정선도 – 두 주연 사이의 우정도 수많은 챕터를 통해 자연스레 쌓여져 진실되게 와 닿고요 (계속 ‘난 널 언젠가 잡아먹을거다/언젠가 퇴치할거다’ 라고 하지만 얼마 이후로는 그 말을 믿는 주변인들은 아무도 없습니다…..)특히 인간 우시오와의 관계가 요괴 토라를 변화시키는 것은 작품의 가장 큰 재미와 감동이며, 또한 스토리 자체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갑자기 한 번 싸우고 급 평생의 우정을 맹세하는 관계와는 비교할 수도 없습니다. 끝의 끝까지 시험 받고 결국 그 견고함을 증명하는 이 둘의 우정은 1권부터 마지막까지 점차적으로, 매우 조심스럽게 쌓여온 것이기 때문에 마지막의 이 둘을 보면 진정 감동폭풍이 밀려옵니다. 클라이맥스에서 갑자기 내 눈이 왜 이리 뜨겁지? 싶어도 당황하지 마시길.....그리고 워낙 대인배로 호쾌한 캐릭터들이 많아, 보다 보면 진심으로 모두가 잘 됐으면… 싶은데… (개인적으로 나이 든 캐릭터들 중에서 장난 아닌 포스를 발휘하는 분들이 많아 흡족한) 덕분에 조연이 죽어나갈 때면 (네! 후지타 카즈히로씨는 희생을 두려워하지 않는 작가입니다!)… 아주 그 느낌이 제대로 옵니다… 그런데 그 상황이 참으로 적절한데다 충분히 그 역할을 마치고 간다 보니 토를 달 수도 없어서 더욱 마음이 아프죠…..ㅠㅠ.결국, 이 작품의 최강 무기는 ‘심장’ 입니다.손발이 오그라드는 말이지만, 이 작품은 ‘HEART’ 가 있는 작품이기에 결국 독자들을 끌어당길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심장이 심장을 끌어당긴달까요 (으아아아아아아! 내 손발을 돌리도!!!). 독특한 설정과 세계관, 엄청난 그림체, 교묘한 스토리, 아름다운 캐릭터들이 등장하는 작품들은 미처 다 접하지도 못할 정도로 요즘 많지만… 그 중에서도, 제가 작품을 읽다가 부끄러움에도 불구하고 갑자기 공중을 펀칭하고 싶게 만드는 뜨거운 ‘심장’ 을 운명한권 가진 작품은 흔치 않습니다.뭔가 본질적이고 근본적인 것을 건드린다고 하면 너무 거창할지도 모르지만, 저는 일단 그렇게 느낍니다. 요즘 잣대로 보면 차마 간지러워서 말할 수 없는 대사나 연출이 많다고 해도, 그 진실된 화살은 정확히 심장을 겨냥한다… 고 하니 참 이거야말로 간지러운 멘트네요(…). 제가 소년 만화의 원칙이라고 여기는 ‘꿈과 희망’ 을 진정으로 추구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지금에 와서는 꿈과 희망이라는 단어가 농담 수준으로 쓰이기 쉽습니다만, 원래는 결코 그 무게가 가벼운 말들이 아니죠. 이 작품은 그 단어들의 원래 무게를 그대로 짊어지는 몇 안 되는 작품 중 하나입니다. (이 테마를 대변한다고도 할 수 있는 이 작품 내 명대사, (엔하위키에도 실렸습니다만) “우리는 태양과 함께 싸우고 있다.” 는 정말 이 작품에 어울립니다.최종보스의 위엄이란 이런 것이다.[보시다시피 그 모티브는 구미호.] 모름지기, 영웅의 위대함은 그 적수의 위용에 비례하기 마련입니다. 그런 점에서 여태 제가 접한 작품 중 (아니메/망가 이외 작품을 포함해서) ‘하쿠멘노모노’ 의 포스에 범접하는 빌런은 얼마 없습니다. 많은 분들이이 작품을 후지타 카즈히로의 최고 작품으로 꼽는 데 서슴치 않습니다. 다시 말해, 이후 작품들도 훌륭하긴 하지만 이에 미치지는 못한다… 라는 평이 많은 거지요. 그 이유 중 하나는 이후 작품에 하쿠멘노모노만한 악역이 없었기 때문이라 사료됩니다. 몇 천여 년을 살아온 연륜에다 인도, 중국 등 수많은 국가들을 거치며 여러 왕국을 멸망시킨 악행을 저지른 글로벌성(…..)마저 갖추고 있고, 이 분이 빌런일 수 밖에 없는 명확한 이유도 몸서리가 처지며, 그 기원까지 그야말로 최종보스 오브 최종보스입니다. 여러 빌런이 ‘멋지다’, ‘사악하다’ 라는 표현에 들어맞겠지만 진정으로 – 캐릭터들뿐만이 아니라 실제 독자가 – ‘공포’ 를 느낄 정도의 빌런은 그리 많지 않지요. 위에도 말했지만 정말이지, 클로즈업되는 그 눈은 증오의 결정체와도 같아 그림만 봐도 오싹합니다.척 봐도 이놈에게 정면으로 맞서면 주옥되는거다, 라는 포스를 풍기고 있지만 작품 클라이맥스 외 작품 전반을 걸쳐 꼼짝없이 한곳에 봉인되어 자신의 분신으로만 수작(..…) 을 부릴 수 밖에 없는 신세. 그런데 그 부자연스런 상황에서 펼친 계략이 거의 다 업적인지라, 두뇌 플레이로도 이만한 빌런은 본 적이 있나 싶습니다. 사실상 이 분의 계략은 거의 다 성공을 하셨습니다. 거의 모든 캐릭터들이 한 번씩은 꼼짝도 할 수 없는 이 분에게 바보 취급을 당하셨는데 상대가 상대니 그럴 수 밖에 없었다… 라고 느껴질 정도. 게다가 여느 빌런과 같이 뒤로 가면서 찌질해지는 것이 아니라 엔딩에 가까워질수록 운명한권 그 포스가 최고조에 달하여 폭발합니다. 심지어 마지막까지 장렬한, 작품 내 캐릭터의 말마따나 정말 ‘어울리는 최후’ 를 맞는, 최종보스의 포스를 그대로 끝까지 간직한 얼마 안 되는 빌런이라 볼 수 있겠습니다.유일무이하며, 오로지 자신으로만 자신을 정의하는 캐릭터. 아마 이 작품을 알고 계신 분들께서는 제가 타이틀 캐릭터 중 하나에 대해 생각보다 말을 아꼈다고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제 자신을 자제할 수 없을 것 같아 숨김글까지 기다렸던 것입니다. 그 스펙부터 정말 2000여년을 살아온 ‘대요괴’ 라는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포스를 자랑하죠. 요괴 사회에서는 이름난 전설이며 인간들조차 ‘도노(殿)’ 를 붙이며 두려움과 존경을 표하는 존재입니다. 우시오에게는 그 모든 명성이 아무 의미가 없지만요.^^;;제일 유명한 이명은 나가토비마루(長飛丸). 하지만 본인은 너무 거창하다며, 게다가 그 이름으로 불릴 당시 짐승의 창에 의해 봉인된 관계로 이 이름으로 불리는 것을 싫어합니다. (막상 우시오에게 누구 멋대로 토라라는 이름을 붙이냐고, 맘에 안 든다고 틱틱댔으면서 '나가토비마루라고 부르지 마라, 내 이름은 토라다!'라고 선언하는 대목은 이 작품의 개인적인 명장면 중 하나이며 이 분이 진정한 츤데레라라는 것을 확인사살 하는 장면이기도 합니다.그 외의 이명은 아자후세(字伏, 무명요괴 – 타 요괴와 달리 토라는 ‘종족’ 이 없이 유일무이하므로. 하지만 이것 역시 치밀한 복선일 줄은…), 그 능력 때문에 붙은 별명인 라이쥬(雷獣), 피카츄 등등이 있습니다.작품 연재 기간 동안 캐릭터 투표에서 ‘인간’ 주인공을 제치고 부동의 1위를 유지한 위엄은 사실 당연한 것이, 이토록 입체적이고, 그토록 많은 변화를 겪은 캐릭터는 찾기 힘듭니다. 그리고 갈수록 눈에 띄게 츤데레 오브 츤데레로 거듭나는 과정도 볼만하죠.보통 캐릭터는 어떤 ‘타입’ 또는 ‘역할’ 에 어느 정도 매이기 마련인데, 토라는 단 하나의 캐릭터라고는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면을 보여줍니다.[두려운 전설의 대요괴.][귀여움.][터프함.][멋짐.][섹시한 매력과 촌데레로 무장한 토라.][왠만한 상처로 쓰러지지않는 터프함 또는 통쾌한 액션을 보여주는 토라.]솔직히 어딜 봐도 작가분이 신경써서 디자인한 캐릭터라는 것이 보이는 게, 분명히 첫인상은 ‘절대’ 인간과는 전혀 다른 무섭고 험악한 요괴입니다. (미소년에 동물 귀와 이빨만 달아놓고 이형의 종족이라 우기는 것과는 차원이 다릅니다) 그런데 그런 디자인에 귀여움과 남자다움까지 묻어나오는 것은 대체 어떻게 된 영문인지 도무지 모르겠습니다(…). 기본적으로 고양이과에 베이스한 디자인이니 기품과 아름다움과 요염함이 묻어 나오는 건 당연할지도(그래서 저는 냥보스님의 다리와 뽀송뽀송한 배와 머리를 만지작거리면서 대리만족을). 위에 언급했지만 전체적으로 짐승 같은 면이 부각되어 오동통한 봉제 인형 같던(…) 초반의 모습이 점점 다듬어지면서 후반부에는 들어갈 곳은 확실히 들어가고 털에 운명한권 덮였음에도 불구하고 가슴 근육도 분명히 묘사되는 등 작가분이 여러모로 신경 쓰시는 게 보입니다.그런 만큼 우시오 못지 않은 하렘을 거느리고 있습니다.^^;게다가 그 중 1인은 원래 우시오에게 마음이 있었던 소꿉친구(반은 장난이지만 일단 결혼식(!)을 올리기는 했죠..…) 토라 본인의 취향은 화장도 장식도 없는 천연미인. (외전을 보면 500년 전부터 식성이 까다로워 사실 잡아먹은 인간이 생각보다 없을 듯합니다.)작중 주인공 소꼽친구인 이노우에 마유코에게 첫눈에 반하는 장면인데 사실 향수 냄새가 진동을 하는 다른 인간들에 비해 냄새가 안나고 청초한 그녀에게 식욕이 발동하는 장면입니다.이후 그녀를 잡아먹으러 온 요괴를 박살내고 그녀를 구하는 토라.사실 작중에서 인간을 먹는 토라의 모습은 등장하지 않고 마유코가 준 햄버거에 맛들여 주식이 햄버거가 되어버립니다.^^;;토라가 과거에는 ‘흉악’ 이라는 꼬리표가 붙을 정도로 날뛰었다고 하는데…..그래도 초반부터의 행동양식을 보면 (본인은 인정 안하지만) 애초부터 고마움이나 공정, 명예라는 컨셉을 모르는 것은 아니었고, 봉인 이전의 500년 전을 다룬 외전을 보면 확실히 식인요괴는 맞지만 무사 지망생 처녀에게 인생 조언도 해 주고 인간 무사에게 나름 자비도 베풀어 주는 등 원래부터 ‘선한 마음’이 깊숙이는 자리하고 있던 듯합니다.그렇다고 해서 후반부에 마냥 둥글둥글해지는 것 만도 아니고, 릴랙스 했다 싶으면 다시 바짝 – 독자를 긴장시키는 그 안심할 수 없는 위험스런 면도 끝까지 고수하는지라 날카로운 포스를 끝까지 유지합니다. 게다가 토라의 백스토리까지 가면 그 비장함이란…,. (중요한 스포일러기 때문에 언급하진 않겠습니다.)[게다가 토라의 인기는 단행본 뒤에 무려 우시오를 제치고 해당 권의 주 히로인들과 함께 매번 자리하고 있을 정도입니다.]이글을 마무리하며.....토라 역시 애니 국내 더빙판에서는 ‘맹호’ 라는, 적절하다면 적절한 이름을 달고 나왔습니다. 이쪽은 본명보다는 별명이 문제로, ‘나가토비마루’ 가 한자 그대로 ‘장비환’ 으로 번역되었으니까요 (처음 봤을 땐 대체 이게 뭔 뜻인지.) 또 다른 버전에서는 이걸 ‘신출귀몰’ 이라고 번역했습니다. 요괴들이 토라를 보고 ‘신출귀몰 님’ 이라고 부르는데… (그런데 차라리 이게 이해는 갑니다만.) 저도 이걸 뭐라고 번역해야 할지 난감하기는 하네요‘동에번쩍 서에번쩍’ 으로 할 수도 없고, 여담으로 영문 번역판에서는 ‘Far-Flyer’ 라는, 의미도 통하면서 상당히 폼 나는 타이틀로 번역했습니다.하쿠멘노모노 역시 제가 제일 먼저 접한 번역에서는 ‘백면서생’ 이라고 되어 있었기에 사실 저는 그게 익숙합니다만, 그 진정한 의미를 알고 나서는 지극히 어울리지 않는 이름이란 건 알겠습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후의 ‘백면인’ 도 어울리지 않고…..^^;;아무튼 오랜만에 포스팅이라 즐겁게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다음에 더 재미있는 주제로 찿아 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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